틈 TEUM (2021)
대나무를 이용한 Sound Installation 300 * 150 * 270 cm
대나무 숲에 간 적이 있다. 온통 푸르고 길게 뻗은 대나무 숲을 거닐다, 타닥타닥하는 소리가 들렸다. 누군가 있는 걸까, 혹시 비가 오기라도 하는 걸까 하는 생각에 하늘을 바라보았는데, 바람이 불며 휘어진 대들이 서로 부딪히며 소리를 내고 있었다. 적막하고 고요할 것이라는 예상과 다르게 대나무 숲은 끊임없이 어떤 소리를 내고 있었고 나의 존재를 숨겨주기라도 하는 것 같아 오히려 그 안에서 평온함과 안도감을 찾았다. 어쩌면 가장 극적인 순간은 인식의 변화에서 부터 비롯된다.
이 작품을 통해 실체를 알 수 없는 불안과 긴장을 잠깐 내려 놓았을때 그것이 곧 아늑함으로 바뀌는 감각의 이동을 제공하고자 한다. 천장에 매달린 대나무들은 사람이 가까이 왔을 때, 모터의 작동에 의해 움직인다. 관람객은 매달려 있는 대나무 벽 주위 혹은 그 사이에서 미세하게 움직이는 대나무가 만들어내는 소리 풍경을 체험을 할 수 있다.